SONY MDR-V6
어째. . 블로그에 바로 쓰는 글은 반말투인데,
다른 싸이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리는 건 경어다보니
뭔가 다 섞여버린 느낌 ;ㅁ; . . .
블로그 살 불리기란 참 어렵구나 ㅠㅠ
딱히 누군가가 와서 많이들 보는 블로그가 아니라서
허공에 대고 존댓말하려니 어색하고만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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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많은 헤드폰 중 MDR-V6를 사게 된 이유]
1. 예전에 MaTruLuv님 집에 가서 들었던 CD900ST의 잔상-
소리도 물론 맘에 들었지만 약간은 '전형적인' 헤드폰 디자인이 맘에 들었고
착용했을 때의 느낌도 맘에 들었거든요.
물론 소리야 다르겠지만 거의 흡사한 디자인이 많이 끌렸지요.
2. 스튜디오 모니터링용이라고 해서-
물론 제가 모니터링을 할 일은 없습니다만. .
아무래도 제 음악감상 취향은 모니터링용 헤드폰들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ER4S를 썼을 때도 느낀 거지만. . 많은 사람들이
'밋밋하다', '재미없다', '건조하다', '저음이 없다', '음악의 맛이 없다'라는 말을 붙히는
이어/헤드폰들이 저에게는 참 맛깔나고 적당하게 들리네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한다는 거지, 모두가 그렇게 말한다는 건 아닙니다. 쉴드..쉴드.. -
3. 사실 위의 것들은 그냥 갖다붙힌, 혹은 사고나서 알아본 것들이고요-
결정적으로. . "마침 생각보다 싼 중고매물이 나와서" -> 이게 90%정도의 이유입니다-..- ㅋㅋㅋ
[MDR-V6와 MDR-7506]
V6의 후속이 7506인데 소리가 달라진건지
아니면 속은 완전히 같은데 그저 모델명, 표기상의 스펙, 플러그만의 변화인지
여러 분들의 말이 조금씩 달라서 궁금했었는데요,
http://www.ratsound.com/cblog/archives/364-The-Mighty-Headphone-Quest-Part-5.html
이 아저씨 사이트에서 보여지기로는 살짝 달라보입니다.
뭐. . 이 계측의 차이가 동일모델의 개체차를 넘어서는지 아닌지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외형에 대한 소감]
비록 원래 자기 집으로 되돌아가긴 했지만
2주라는 유래없는 장시간을 함께 보낸 최초의 헤드폰인
SRH750DJ가 예기치 않게 저를 하드트레이닝 시켜준 듯 합니다.
1. 긴 전화줄.
이건 뭐 750DJ에서 적응한 부분입니다 -..-
다만 아무래도 가방을 가지고 나가지 않거나
여름일 때의 아웃도어용으로는 불편할 듯.
2. 큼지막한 플러그.
이것도 적응완료 _-_ 그래도 단선은 겁이 나네요;
3. 밖에서 쓰고 다닐 수 있는 강한 담심.(소양-소음 상통의 오묘한 순간. 뭔소리야;)
750DJ가 가장 강하게 트레이닝 시켜준 부분이죠 ㅋ
V6의 착용감과 착용시 외형은 전반적으로 매우 무난하게 보여집니다.
4. 패드-
생각보다 더 부드러움 솜이더군요. 가죽도 생각보다 빳빳하지 않았습니다.
패드는 전체적으로 귓바퀴를 모두 덮습니다만. .
대개의 패드가 그렇듯 귓바퀴를 완전히 바깥으로 둘르는게 아니라
귓바퀴 외곽부를 누르지요. 1~2시간 쓰고 있자니 꽤 뻐근했습니다. 게다가 안경유저(?)라서 더욱;;
(정확히는. . 대이륜까지만 덮고. . 이륜과 이주는 패드에 눌린달까요. . 자꾸 이상한 소리해서 죄송해요;)
적응하면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어차피 저는 헤드폰을 길게써야 1시간정도 쓰고요.
5. 파우치-
사실 장거리 이동할게 아니면. . 아웃도어에서 파우치에 넣었다 뺐다 하기를 반복하기는 부담이죠. .
아마 아웃도어시에는 그냥 목에 걸고 다닐 것 같습니다만 . . 살짝 죄는건 사실입니다.
그럴땐 하우징을 180도 돌려줘서 소리나는 부분이 바깥으로 가게 하면 압박으로부터도 해방.
[몇 개의 추가사진들]
V6의 디자인은 7506과 거의 같지만
그보다 상급기종인 CD900ST와도 거의 흡사합니다.
1. 하우징의 디자인과 크기는 같지만 CD900ST는 하우징 둘레에 모따기처리가 되어있습니다.
아마 패드도 완전히 호환될 듯.
2. V6는 파우치에 넣을 수 있게끔 접을 수 (folding) 있지만 -그래서 기본 구성에 파우치도 포함됨-
CD900ST는 접을 수 없습니다.
3. 밴드의 모양은 거의 같지만 V6는 폴딩을 하기 위해서인지 좀 더 완곡한 곡성인 반면
CD900ST의 경우는 좀 더 가파른 곡선이라서 머리 둘레를 따라 더 가까이 밀착됩니다.
4. 줄의 경우 V6는 전화선처럼 빙빙 감겨있고, CD900ST는 일자형으로 곧게 되어 있습니다.
플러그의 경우도 V6는 3.5가 기본이고 추가 어댑터로 6.5잭으로 바꾸게 되어있는데 CD900ST는 그와 반대입니다.
[소리에 대한 극히 허접한 소감]
소리 이야기를 하자면 어느정도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제게 딱히 V6를 비교해 볼 만한 개인적인 레퍼런스가 없습니다.
이어폰이었다면 PFE와 비교해봤을 텐데, V6는 헤드폰이니까... 좀 힘들죠;
사실 그런 형식적 차이를 제외하면. . 허접한 제 귀는
PFE와 V6의 음색을 비슷한 색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론 V6가 제 레퍼런스가 될 듯. . -_-
진짜 레퍼런스급 헤드폰은 아직 살 생각이 없어서 말이지요; ㅋ
1. 저음에 대한 소감-
극저음과 저음을 구분해낼 재간은 없지만
그냥 제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압력=타격으로 전해오는 저음'과 '소리로 전달되는 저음'의 구분이
어느정도 잘 됩니다. 베이스기타가 전면으로 나서는 파트에서도
그 뒤편의 드럼베이스가 베이스기타'소리'에 묻히지 않고
적당한 '타격감'으로 들려오네요.
양감은 제 기준 내에서 '이정도면 꽉찼다'싶을 정도의 양입니다.
좀만 더 많았어도 제기준에선 살짝 과하게 평가되었을 것 같네요.
근데 저와 반대로 V6의 저음을 '실종'이라고 표현하는 분들도 있는 걸 보면. .
역시 소리에 대한 기준은 남의 평만 들을게 아니라
각자각자가 알아서 잘 챙겨 먹어야 할 부분인가 봅니다;
2. 타격감-
막 박진감이 확확 다가올 정도로 다이나믹하진 않은데
있을 만큼 있어주는 것 같습니다. 드럼 탐의 소리와 타격감이
비등비등하게 다가오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V6의 탐소리는 소리면에 약간 더 기울어 있는 듯
3. 이런저런 질감-
찰현 악기인 바이올린의 소리를 들을 때
활과 현의 마찰되는 느낌이 너무 없어서 매끄러워지는 걸 싫어하는데,
살짝 아쉬운 정도에서 그 깔깔한 느낌을 내어주네요.
아주 쫌만 더 깔깔했으면 좋았을 텐데..
기타의 타현소리도 비슷한 정도의 느낌입니다.
뭐랄까- 그런게 나오는 부분에서
자연스레 고개를 15도 들고 눈을 감게 할 정도의 감동을 주진 않지만
열심히 잘 듣고 있다가. . '앗, 이거뭐야'라고 눈을 뜨게 하지도 않는. .
그냥 그런 정도의 느낌입니다 ㅋㅋ
4. 날카로운 소리-
단적으로 말해 하이햇이나 크러쉬 심벌 말이지요.
충분히 나올 만큼 나옵니다만. . 살짝 -소위 말하는- 빽킹이랄까요;
음량적인 면이 아니라 위상적인 면에서 전면에 나서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음량적으로는 딱히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중음역 이후 고역대까지는 아아주 살짝
예리함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음. . 아주 예리한걸 이제 막 새로 깎은 연필심의 끝이라고 한다면. .
노트 반쪽정도 글을 쓰고 난 후의 연필심의 예리함정도랄까요. _-_
(물론 HB기준입니다. ......아 죄송해요. 잘때가 됐나봐요;;)
5. dry한 소리?
V6 검색질 하다보면 이녀석 소리를 건조하다고 하는 분들이 좀 계시더군요.
이게 '잔향'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건가 싶은데 맞는지 모르겠군요 -_- . .
결론적으론 제가 듣기엔 아주 적당히 들립니다.
제가 잔향이 많이 울리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서요.
뭐랄까 음반 자체에 내재된 잔향을 표현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그 이상의 여운, 혹은 하우징 자체의 잔향이겠지요.
이런게 어느정도 나와주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
저는 아닙니다. 오히려 잔향이 없으면 없을 수록 그 여백을 즐기는 듯 해요.
아 다시 말하지만, 음반 자체에 기록되어 내재되어 있는 잔향마저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게 강조되거나 그 이상의 잔향은 싫어해서 말이지요.
V6의 잔향표현이 '문제 없다'라기 보단 저의 취향에 비춰봐서는 문제없는 정도라고 이해해주세요.
(er4s와 v6를 비교해볼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으나. . 개인적으론 er4s의 잔향표현을 최고로 칩니다;;;)
->소리감상 소감을 총정리해보자면. .(줄여쓰면 소감소감이 되나요? ㅎㄷㄷㄷ)
딱히 튀는 곳없이 편안하게 들리면서 (누군가에겐 '심심하게'가 될 그런 소리)
적당히 살아있는 타격감의 존재가 양념을 쳐주는 소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뒷정리]
쥐어짜면 할 말은 더 많을 것 같은데
오늘 IMAX 3D로 아바타를 열심히 눈알굴려가며 본 탓인지
머리가 띵해서 더는 못 쓰겠네요.
사실 . . 본격적으로 '헤드폰'을 취미로 하기 전까지
이정도면 됐다 싶을 정도로 V6에 만족한 터라
(사고 싶은 렌즈와 필름과 바디와 DSLR바디를 다 사고나면. .
아마 그때가 되서야 V6이상의 헤드폰을 찾아볼 것 같습니다 ㅋ)
전체적으로 사용기가 우호적으로 씌여지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만..
읽는 분들이 잘 감안해서 읽어봐 주세요. ㅎ
그렇게 많이들 찾으시는 헤드폰은 아니겠지만. .
나중에라도 V6가 궁금해지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