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11. 5. 24. 21:57
문득 손목시계에 관심을 돌려봤다. 
시계도 꽤 돈 드는 취미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
정말 가격이 천차 만별이더라. 

디자인이나 브랜드보단 구동방식에 먼저 관심이 가서 찾아보니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것들은 기계식, 그중에서도 수동 시계였다. 

사실 아직도 기계식, 오토매틱, 수동, 용두, 무브먼트 같은 용어들의 뜻을 정확히 모르겠다.
태엽을 감아야만 하는 수동과 차고 있으면 그 흔들림으로 알아서 태엽을 감는 오토매틱
-이것들을 전부 기계식 시계라고 부르는 것 같긴 하다. 


사진을 시작할 때도 고집스럽게
7만원짜리 필름, 완전기계식 수동 카메라를 샀던 
내 취향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듯. . 

TLR카메라에 노출계를 사용해서 사진을 찍는 것도 너무 재밌었고,
DSLR을 주로 쓰고 있는 요즘도 15만원짜리 300만화소의 카메라에 
필카렌즈를 물려 수동 촛점으로 사진을 찍을 때가 많다.
얼마 전엔 갑자기 누룽지가 먹고 싶어 냄비로 밥을 지어 먹어보기도 했다.

지금은 기계가 (당연히) 해주는 것들이 
예전엔 사람이 (당연히) 하던 것이라면
한번쯤은 직접 손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핸드폰이 있으니 시계는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라나,,? 
당연히 핸드폰이 정확하긴 한데, 
난 이상하게도 '숫자'로 표시되는 디지털 시계를 보면 시간에 대한 감이 별로 안온다. 
시,분,초침으로 이루어진 시계를 보고 그 남은 '공간'을 봐야 감이 좀 온다. 
그래서 핸드폰 배경화면 시계도 언제나 아날로그로 해놓지만 
불편한건 여전하고. . 
 
시계에 관심을 가지긴 했지만 예쁘거나, 정확하거나, 비싼 것들엔 별로 관심이 가질 않는다.
정확한 측광, 노출이 된 사진이 아니더라도 내손으로 다이얼을 돌려 맞추는 과정을 즐기듯이
내가 개입하는 과정이 하나라도 있는, 이왕이면 개입할 기회가 많은 것이면 재밌을 것 같다. 

돈 많이 쓰긴 싫고
적당한 가격대에서 이것 저것 찾다보니 
Seiko SCVS013
Tissot Le Locle
Hamilton Khaki Mechanical H69419363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새로 사기 보단 
오차가 하루에도 몇분씩 나더라도 오래 묵은 무브먼트를
중고로 구해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큰듯.
Posted by Midway_17k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