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10. 1. 31. 03:11

물론 IMAX 3D로, 색안경 끼고-_- 봤다.  
(4D도 있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나라에서 3곳인가 4곳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므로 패쓰)

예전에도 안경쓰고 보는 3D영상을 본 적은 있지만,
그런 영상은 대개 그 '3D'라는 것 자체를 강조하기 위한 영상인 경우가 많았던 반면
아바타는 근본적으로 '영화'라는 이야기틀 안에서
단지 그것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쓰여진다는게 근본적인 차이 같다.

참으로 간만에 정줄놓고 재밌게 본 영화였다.
하지만 몇가지 괜한 잉여생각들이 막 솟아나오는 걸 막을 수가 없네 -..-.....
(내블로그를 누가 와서 볼 일은 많이 없겠지만. . 혹시 모르니까. .
아직 아바타 안보신 분들은 의도치 않게 스포당할 수 있으니까 조심하세요.)



AVATAR를 보며 든 의문&아쉬움-

1. 교감. . 나비족말로는 뭐라고 했는지 까먹었다. 아무튼 그거. .
  왜 동물이나 나무하고만 하는 걸까 -_-
  나는 당연히 나비족끼리도 촉수로 교감하는 장면이 나올 줄 알았는데,
  끝까지 그런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생략된 베드씬에서 촉수로 교감했을라나 -..-


2. 왜 인간의 공중 이동& 공격 수단은 헬기류 뿐인건가. .

  처음엔 일반적인 제트기는 이착륙공간이 많이 필요해서라고 생각했지만,
  그 느려터진 헬기로도 착륙하지 않고 폭격하자마자 바로 돌아갈 정도의 거리라면
  얼마든지 제트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더군다나 '헬기'라는 형식은 대기권에서만 쓸 수 있는 수단인데,
  우주를 오가는 사람들이 헬기만 가지고 있을린 없는데 말이다.


  아주 잠깐 고민하고 내린 결론. . 아무래도 영화의 진행을 위해서 그렇게 한듯 하다.
  파닥파닥 거리면서 날아다니는 '이크란'(나비족이 타고 다니는 자가용 새)이
  엄청 빠른 제트기를 쫓아다니면서 전투하는 씬을 만드려면 무지 힘들듯. . 
  일부러 날아당기는 이크란들과 비슷한 정도의 속력을 가지고 있는 헬기류만 등장시켜서
  어느정도 양쪽전력의 균형을 맞추고 전투씬을 좀더 수월하게 만드려고 한 것 같다.


3. 나무들 사이에서의 네트워크는 생각보다 왜 강조가 되지 않았는지. . 
   그레이스박사가 키로당 천만달러하는 암석보다 이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초입부에 잠깐 샘플 채취하는 것만 나올 뿐 후반부에 가서도 그 가치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게 아쉽다.

   그 나무들의 네트워크를 인간뉴런의 시냅스와 '데이터와 다운로드'로 표현했지만. .
   한순간도 그런것이 실제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보여주지 않았다. 
   하다못해 파괴된 숲의 나무들과 네트워킹되어 있는 주변의 숲도 영향을 받는 정도라도 표현해줬으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런 이야기 다하자면 3시간도 부족했을 테니 이해는 된다. 
 
   제임스카메론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지 많았던 듯 하다.
   살짝의 개념만 등장하고 묻어든 설정들이 너무도 많다. 
   초반에 씨앗을 뿌려놨던 몇개의 등장인물 갈등구조도 나중에 가서 쉽게쉽게 풀리는걸 보면. .
   하려던 이야기 다하려면 반지의 제왕마냥 3부작 개봉할 기세라서 과감하게 자르고 간단하게 만든 것 같다.

   그래도 뭔가 편집의 티가 난다거나 뭉터기로 잘려나가서 내용이해가 힘든 부분도 없었으니
   이래저래 시간과의 절충에서 성공적이었다는 생각이 듬.
   그래도. . 여전히 토루크 공략이 뭉터기로 생략된건 아쉽다.
   아예 딱잘라서 검은화면으로 처리된거 보면 촬영분이 있는데
   영화의 진행이나 상영시간을 고려해서 편집한 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아이맥스를 보며 느낀 3D감상 요령과 아쉬운 점-

1. 결정적으로 자막이 따로 논다.

   안경을 벗고 스크린을 보면서 느낀건데, 자막은 이중으로 겹치는 영상 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안경을 쓰고 보면 살짝 상이 겹치면서 보기 힘들어진다. 
   따로 더 효과를 줄 필요도 없고 두개의 상만 그대로 겹치면 될 것 같은데. .
   내가 모르는 무언가 어려운 점이 있거나 아니면 우리나라 배급사가 나태한 것이리라.

   자막이야 우리나라에서 들여와서 입힌 것일테니 말이다.


2. 카메라가 초점을 맺은 곳에만 내 눈의 초점을 맞춰야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영상자체에 초점이 맞지 않는 곳을 억지로 응시하면 어지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화면상에서 초점이 맞아 있는 부분을 빨리 찾아서 그곳만 응시해야, 
   나머지 흐릿한 영상들이 자연스러운 흐릿함으로 다가온다. 

   평면화면에서는 초점이 맞는 부분이나 심도밖에 있어서 흐릿한 부분 모두
   '스크린'이라는 동일한 거리 선상에 있어서 그냥 생각없이 봐도
   초점이 맞아있는 부분이 금방금방 눈에 들어오지만,

   3D에서는 계속적으로 내눈이 초점이 맞는 '가상의 거리감'을
   계속적으로 바꿔줘야할 필요가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영상을 다 주시하려고 노력하거나(평면화면처럼)
   초점이 맺히는 부분을 빨리빨리 캐치하지 못하면 어지러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 . 초점이 맺혀있는 부분만 주시하면
   나머지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흐릿해 보이긴 하지만
   아직은 기술이 딸리는 듯 하다. 초점이 맞아있는 부분의 입체감은 아주 훌륭하지만,
   앞으로의 문제는 그 외의 - 심도 밖에 있는 영역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야할 듯.
Posted by Midway_17k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