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ound Device2009. 12. 18. 21:16
작년 12월에 썼던 글의 내용을 조금 수정, 추가해서 다시 올립니다.
그림하나 없이 글로만 일관하고 있는- 지극히 지루하기 짝이 없고
주관적이기가 둘도 없는, 잠깐의 청취 감상임을 양해해 주세요 ;;

[간략한 청취조건]
-팁 : 트리플팁

-착용 깊이 : 유닛은 거의 다 들어가고 케이블과 유닛이 이어지는 부분의 ㄱ자 플러그가
              살짝 밖으로 보이는 정도.  
             (원래 er4유저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가 적당한지 모릅니다. 감안해서 봐주세요.)

-매칭기기 : 아이팟 터치 2세대 - 조용한 실내에서 풀볼륨대비 30%정도의 볼륨
                제가 원래 비교적 매우 적은 음량으로 듣는 편인데 아무래도 저항값이 높아서인지
                적당한 볼륨을 위해선 다른 기기보다 좀더 볼륨수치를 높혀야 되더군요.

-주로 들은 음악 : 카시오페아-티스퀘어 합동공연 Live 中 Japanese soul brother- fightman
                        두번째달 - 두번째달 & 두번째달 irish project BARD
                        Dave Matthews Band - Under the table and dreaming 앨범
                        (이상 모두 애플 lossless)



(Casiopea vs T-square 합동공연 live 中 Japanese soul brother후반부- fightman 부분입니다.
제가 들은 음원은 CD직출인데 이 영상과 다른 회차의 공연이었는지 Jam부분이 다릅니다.
감상에 대한 많은 부분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정리한 것이라서 함께 첨부합니다.
이 동영상 자체를 음원으로 사용한게 아니라 이런류의 노래라는 정도만 참고하시라고 올립니다.)



이정도만 이야기하고 간략하게 제 소감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원래 음악을 들을 때 어느 한 소리가 부각되면서 생겨나는 '흥'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나
그로인해 상보적으로 다른 소리가 약화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서
-이것이 저것보다, 저것이 이것보다 큰 소리를 내주지 않는-
FLAT한 음을 내어주는 기기를 꼭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아주 잠깐 지인의 er4s를 빌려 청음해보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드럼을 친 터라 아무래도 드럼 소리를 중심으로 듣게 되더군요.
(실력은 . . . 초등학생의 리코더 실력정도 됩니다. -_- )



[저음] : er4s의 저음이 적다?
여러 '이어폰' 사용기들을 보기 시작할 때부터 답답했던 것은
바로 '저음'이라는 저 모호한 표현입니다.
누군가는 Bass guitar의 소리 같은 것을 저음이라고 표현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Drum Bass같은 소리의 타악감을 저음이라고 표현하니,
누가 뭘 말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요.

제가 선호하는 저음- 즉 드럼의 Bass의 타격감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Bass guitar의 소리가 과장되어 다른 소리를 덮어버리지 않는 것-의 취향에서 볼 때
ER4S의 저음은. . . .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Drum Bass가 딱 Drum Bass의 '크기'만큼의 소리를 내어주네요.

-네. 저는 드럼베이스나 베이스기타 큰소리를 싫어합니다.
그 악기를 쳐서 그런지 아무래도 더 민감하고, 그래서 오히려 그 소리들이 큰게 싫네요.
안그래도 생각없이 들으면 그소리들부터 듣게되고 집중하게 되서
존재감이 적어도 잘 잡아내는 영역인데 괜시리 크면 다른 소리들 잡아먹기만 하고
음악듣는 재미가 없어서 말이지요. -

여기서 '크기'라고 하면 가상으로 그려지는 물리적 크기도 포함하는데요,
어떤 이어폰들은 타격감이 너무 과장된 나머지,
드럼의 베이스가 마치 사람키만한 큰북정도 되야 나올 법한
'압'과 소리를 내어줄 때가 있는데
er4s는 그런 것이 아니라 딱 드럼베이스의 크기에서 나올 수 있을 만큼의
압력과 볼륨을 내어주더군요.

그 압력-볼륨간의 균형도 좋았습니다.
흔히 어떤 이어폰들은 압력은 전혀 없이 볼륨으로만 저음이 느껴질 때가 많은데
er4s의 저음은 그 존재감이 소리만이 아니라 압력으로도 충분히 들리더군요.
아마 다른 분들이 말하시는 '단단한 저음'이란게
바로 이 드럼베이스의 적당한 타격감에서 나오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드럼베이스만이 아니라 베이스기타의 현을 튕기는 느낌등도 잘 살아나지요.)

제 개인의 취향적인 입장에서
드럼베이스는 베이스기타의 소리보다 '압력'으로 더 다가와야 하고
베이스기타의 소리는 좀더 '소리'적인 느낌으로 다가와야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이건 실제 연주부분과 음반 녹음의 의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런점에서 드럼베이스 & 베이스기타의 저음 균형은 매우 좋습니다.
압력으로는 드럼베이스를 느끼면서 소리로는 베이스기타의 소리를 즐기는
둘 모두 다를 취할 수 있지요. (대개는 어느한쪽이 다른 쪽을 먹어버리는데 말입니다.)

위의 링크한 동영상의 연주는
두 드럼과 두 베이스가 동시에 연주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 서로 다른 두개의 '압'과 두개의 '소리'를 충분히 구분하여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해주내요.
정말 자로 잰 듯한 연주지만, 자세히 듣다보면 drum bass가 아주 사알짝 어긋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런 순간도 놓치지 않고 그 두 타격을 모두 표현해 줍니다.

아아. . 물론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진동이 골진동마저 일으켜 두개골과 흉골을 통해 전해지는
그 실제적인 '압'=진동에는 비교할 수 없다는걸 알지만
어디까지나 이어폰 범주 안에서의 이야기이지요 ^^



[타격감? 타물감=임팩트]
드럼베이스로부터 자연스럽게 저음에서 타격감 이야기로 넘어가 봅시다.
여기서 타격감이라는 말은 제 의도를 표현하는 데 제한하는 바가 있어
제 멋대로 '타물감'이라고 표현하여 봤는데요.
ER4S는 악기에 진동을 주어 음을 발생시키는 순간의 임팩트에 매우 민감합니다.
(다른 분들은 이런걸 다이나믹스라고 표현하는거 같은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드럼에서 스네어가 터져나오는 것이 단지 '고음의 볼륨량'이 많을 뿐 아니라
정확히 드럼피에 스틱이 부딪히는 순간이 제대로 표현이 되어지네요.
이런 타물감(드럼에서는 타격감이 되겠네요)은 스네어, 탐에서도 잘 보이지만

특히 잘 드러나는게 하이햇이었습니다.
close 하이햇과 open하이햇의 그 중간점에 있는 미묘한 semi-open하이햇의
소리가 조금씩 변화는 것마저도 세세하게 들려주네요.
라이드심벌의 경우 소리가 많이 퍼지면서 스틱이 닿는 순간의 음이
묻힐 때가 많은데 그런 것도 적었고요

기타의 경우도 탄현되는 임팩트순간이 매우 잘느껴집니다.
뭐랄까- 기타소리를 통해 피크의 물리감을 느낀건 er4s로 들으면서 처음 경험하는 것 같네요.
바이올린의 찰현되는 마찰감도 적당히 '빡빡한' 느낌이 잘 삽니다.
이 표현이 너무 약하면 바이올린 현이 너무 미끌미끌한 것처럼 들리게 되지요.
(이게 너무 심하면 관악기소리 마냥 되버리는. .ㅠ)

즉, 어떤 방식이든 그 악기가 소리를 내어주는 방식의 느낌을 잘 살려줍니다.


[공간감 = 거리감?] : 과연 적은가. . . ? ; ;
좁겠지요. 커널인데.
좁겠지요. 헤드폰에 비해서
좁겠지요. 깊은 착용을 권하는 이어폰이니 얕은 착용에 비한다면야.

근데 이게 참 . . 워낙 다른 분들의 평가와 갈리니. .
말하기 뭐하지만 전 이 공간감도 마음에 듭니다.
(이쯤되면 칭찬일변도라고 혀를 차실 분들도 생길 타이밍이 됐군요.;;)

무슨말이냐하면 다른 이어폰의 경우는
어떤 특정한 '잔향'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들으면서 공간에 대한 인식을 할 때가 많은데
ER4의 경우는 그 반대였습니다.

완전한 여.백.
아무런 붓터치 없이 비어있는, 동양화에서와 같은 여백이
오히려 다시 그 침묵의 여백을 깨고 나오는 소리의 존재감과 공간감을 더해줍니다.
잠시 조용했던 세션의 소리가 다시 그 침묵을 깨고 나오면서
여전히 그자리에 있었지만 조용했을 뿐이라는 느낌을 매우 잘 줍니다.

대개 여러 세션의 소리가 섞여들어가기 시작하면
연주를 하는 당시의 세션수가 변하는 것에 따라
특정세션의 소리의 위치가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들릴 때가 있는데
그런게 없어서 좋아요.

여기서 저의 '공간감'을 잠깐 정의하자면,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시는 어떤 '광활감'? '넓이감'? 같은 것은 아닙니다.
즉, 머리에 그려지는 스테이지의 총 넓이는 확실히 적습니다.
(ER4만의 한계라고 하기엔 착용형식에서 기인하는 영향이 크겠지만)

그러나 '존재감'에 있어서는 확실히 어떤 공간에 대한 느낌을 그려줍니다.
불필요한 잔향이 없는 여백과 안정되어 있는 정음감이 말이지요.

위의 fightman 같은 곡의 경우
두 드럼이 쉬지않고 계속적으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 두 드럼 자체의 미묘한 소리차이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그 두 드럼의 존재감이 다른 세션의 jam이 이어지고 있을 때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게 마음에 듭니다.

위에서 말한 타물감의 경우도 어떤 악기의 '음량'이 줄어들면 밀도도 덩달아 떨어져
그 음 자체의 단단함 마저도 부드럽게 만들어버리는 이어폰이 많은데
er4s는 한 세션의 주연주로 인해 나머지 악기가 작은 음량으로 연주가 되도 존재감이 줄어들지 않네요.

이걸 반대로 말하면 소리가 큰 세션이 소리가 작은 세션의 소리를 덮지 않는다는 말인데
이게 왜 가능한가 하면 소리의 양이 작아도 그 밀도는 유지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집중도]
er4s는 어느 한 악기의 잔향을 집요하게도 붙잡고 갑니다.
예를 들어 너무 안일한 이어폰에선 심벌의 소리가 오히려 자연스럽게 사그러들 때가 있는데요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 그 심벌의 울림이 멈춘 시점까지 울리고 그 후로는 딱! 그쳐줍니다.
연주 중 크러쉬심벌을 손으로 잡은 것 같은 경우의 표현이 잘 되지요.



[균형감 = 심도가 깊다]
심도란 말은 사진에서 쓰는 것이긴 하지만. .
위의 말한 집중을 하고 있을 때, 다른 부분이 약화되는 것이 없습니다.
집중은 하되 여전히 다른 부분도 주시를 하고 있네요. 밀도가 유지된다는 말이지요.

어떤 이어폰의 소리는 - 마치 한사람이 동시에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데
메인 악기를 신경쓰느라 다른 악기엔 관심을 못 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줄 때가 있습니다만
ER4는 악기별로 맡은 사람들이 자기 악기에만 신경쓰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말로 표현이 잘 안되네요;;;;)



마지막으로 [착용감]
사실 저는 1시간 간격으로 약간은 참기 어려운 통증을 느끼면서
뺐다가 다시 착용했다를 반복했습니다.
(물론 팁이 저에게 맞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근데 약간씩 착용을 달리해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깊이 착용할 수록 오히려 착용시의 통증은 좀 줄더군요.
밖으로 나와있는 부분이 많으면 그 나와있는 부분이 귀를 압박합니다.

성인의 이도는 약간 S자 형태라서 귓바귀를 후상방으로 당겨줘야
어느정도 직선에 가깝게 되는데요.
그런 상태에서 어느정도의 깊이까지 도달한 후
밖으로 나온 끄트머리를 약간 밑으로 눌러주니
-그럼 그 반대쪽 귀속에 들어가 있는 노즐은 오히려 약간 위로 향하겠죠?-
조금 더 나아짐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ER4S와 접촉된 부분만이 아니라
귀바퀴 뒤쪽이나 밑쪽에도 통증이 느껴지는 걸 보면. .
트리플 팁의 구경이 제 귓구멍엔 많이 굵었나 봅니다.
뭔가 전체적으로 압박당했을 때의 통증이 오는 군요.

빌릴 때에 트리플팁만 받아서 들은터라
제게 딱 맞는 최적의 착용팁을 찾아서 한게 아니라서,
팁을 좀 찾으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부분을 감안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간.략.한 청취소감을 마칩니다.
칭찬일변도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일생 중 제가 써본 이어폰 중에서  
가장 고가&고성능의 이어폰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물론 더 나은 소리를 내어주는 물체-_-는 분명 어딘가에 있겠지만
전 그소리를 아직 듣지 못한 상태입니다; ㅋ

사실 제가 굳이 나눠서 세세하게 표현한 er4s의 저 장점들을
딱 두가지로 귀결시킨다면 "FLAT"과 "해상도"인 것 같습니다.

이미 er4s의 가장 대표적인 두가지 특성으로 알려져있는 장점이죠.
하지만 그 두 표현이 직접 들어보기 전까진 알 수 없는, 너무 막연한 표현이라고 느꼈던 터라. .
제가 들으면서 느낀바를 좀더 세세하게 나눠서 표현해 보았는데,
3시간의 청취는 너무 짧아서. . 과연 기존 사용자들이 얼마나 공감해주실지 모르겠군요.

근데 . . 일단 더이상은 귀에 못 꼽고 있겠어요 ;ㅁ;



[추가 : 포냑 PFE와의 아주 살짝의 비교]
위의 글을 12월달에 작성하고 난 후 포냑PFE를 공구를 통해 구매하게 되어서
PFE를 들어본 후 느낀 아주 살짝의 비교점들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PFE의 소리는 er4s에 근접한가.
아뇨. 전체적인 소리는 많이 다릅니다. 성격이 많이 달라요.
소리가 근접한게 아니라, 음의 밸런스가 꽤 근접하다는게 더 정확한 말일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PFE가 er4s만큼 flat한건 아니고 살짝의 저역보강이 되어있는데
이것이 심하지 않아서 취향내에서 선택가능할 정도의 저역보강이지요.
즉, 애초에 er4s의 소리가 저음상실로 들리는 분들이 PFE를 듣는다고
잃어버렸던 저음과 다시 상봉할 정도의 과다한 저음은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착용감은 뭐. . 더이상 중언부언할 필요도 없지요.
물론 er4도 적응하면 괜찮다는 말이 많고, 제가 껴본 바로도 그럴거 같긴 하지만

본디 불편하던 것에 적응하여 불편하지 않게 되는 것과
처음부터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근본적인 착용방식 차이로 인한 음의 밀도 차이.(이걸 다른 분들은 해상도라고 하나요? )
네. 단적으로 말해 제게도 er4s의 밀도가 더 좋은 걸로 느껴집니다.
그 깊은 착용으로 인해 마치 고막을 직접 쥐고 밀당(?)하는 것처럼 들리는 er4의 해상도는
비슷한 방식의 이어폰이 아니면 따라잡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물론 PFE의 밀도도 매우 좋습니다만, er4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거지요.
(이런 말 해도. . PFE 해상도 꾸져염- 저 사람이 그랬뜸이라고 말하는 분들 꼭 계시더라.;ㅁ;)

다만 이게 제가 PFE를 붙잡게 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됩니다.
er4라는 더 단맛을 굳이 맛보지 않는 한은, 부족함을 느끼지 않게 해주는
적당한 단맛의 밀도 + 더할 나위없는 착용감이 말이지요.
er4는 소리를 '들려'주는게 아니라 '입력'시켜준다는 느낌에 오히려 가까워서
아무래도 장시간 감상에 좀 더 쉽게 청각적 피로감을 가져오더군요.

- 예컨데 어느 밴드의 곡을 들을 때
   er4의 소리는 마치 그 밴드가 서있는 무대 중앙에서
   보컬과 드럼사이에 내가 서서 듣는 느낌에 가깝다면,
   PFE는 그 밴드를 객석 앞줄에서 듣는 느낌이랄까요.

-마지막으로, 제가 느끼는 PFE와 er4의 차이를 한단어로 표현 하자면
er4s : 시뮬레이터simulator
PFE : 플레이어player
입니다.

저 말고도 둘 다 써보신 분들은 어떻게 느끼고 계실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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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dway_17kHz